생활비를 줄여보려고 마음먹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가계부인 것 같아요.
저도 예전에는 가계부를 쓰면 자연스럽게 돈을 아끼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막상 시작해보면 며칠 쓰다가 귀찮아져서 그만두기도 하고, 카드 내역을 하나씩 적다 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열심히 기록했는데도 정작 이번 달에 어디에서 돈을 많이 썼는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가계부는 단순히 내가 쓴 돈을 기록하는 장부가 아니라, 우리 집의 소비습관을 확인하고 다음 달 지출을 조절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생활비 절약을 시작할 때 고정지출부터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는데요.
2026.08.07 - [생활비 절약] - 생활비 절약을 시작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먼저 고정지출부터 확인하세요
이번에는 그다음 단계로, 실제로 가계부를 처음 작성한다면 무엇부터 기록하고 어떤 기준으로 지출을 나누면 좋은지 정리해보겠습니다.

가계부를 쓰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것
가계부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흔한 실수가 있습니다.
바로 모든 지출을 완벽하게 기록하려고 하는 것이에요. 저도 처음 가계부 쓸때 커피 한 잔까지 꼼꼼하게 썼어요.
커피 한 잔, 간식 하나, 편의점에서 산 물 한 병까지 빠짐없이 기록하다 보면 처음에는 꼼꼼하게 잘 쓰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가계부의 목적은 기록 자체가 아닙니다.
내가 한 달 동안 얼마를 벌고, 어디에 얼마를 쓰고 있으며, 그중에서 줄일 수 있는 지출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처음 가계부를 쓸 때는 복잡한 항목을 너무 많이 만들기보다 우리 집에서 실제로 돈이 많이 나가는 항목을 중심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수입과 지출부터 구분해보세요
가계부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수입 - 지출 = 남은 돈
먼저 한 달 동안 들어오는 돈을 정리하고 그다음 지출을 기록하면 됩니다.
수입에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항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 월급
- 부수입
- 이자 및 기타 수입
- 환급금이나 일시적인 수입
다만 일시적으로 들어온 돈과 매달 반복되는 수입은 구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예상하지 못했던 환급금이 들어왔다고 해서 그 금액을 매달 사용할 수 있는 생활비처럼 생각하면 다음 달 예산을 세울 때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기적인 수입과 일시적인 수입을 구분해서 기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지출은 고정지출과 변동지출로 나눠보세요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가계부를 작성할 때 가장 먼저 구분하면 좋은 것이 고정지출과 변동지출입니다.
고정지출은 매달 비슷한 금액이 반복적으로 나가는 비용입니다.
예를 들면
- 주거비
- 통신비
- 보험료
- 인터넷 요금
- 구독서비스
등이 있습니다.
반면 변동지출은 매달 사용하는 금액에 따라 달라집니다.
- 식비
- 외식비
- 생활용품
- 쇼핑
- 교통비
- 여가비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렇게 나누어 놓으면 가계부를 작성한 뒤 줄이기 어려운 지출과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지출을 구분하기 쉬워집니다.
부부라면 각자의 지출도 함께 확인해보세요
결혼한 뒤 가계부를 작성한다면 이 부분도 중요합니다.
혼자 사용하는 가계부라면 내 카드와 계좌만 확인하면 되지만, 부부가 함께 생활한다면 서로 다른 곳에서 지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한 사람은 장을 보고 다른 사람은 외식비를 결제하거나, 한쪽에서 생활용품을 구매하는 식으로 지출이 나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사람의 카드 내역만 확인하면 실제 생활비보다 적게 사용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희 신랑이 딱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제가 지출한 내역까지 다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었어요.
그래서 부부가 함께 생활비를 관리한다면 각자의 카드와 계좌에서 생활과 관련된 지출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꼭 한 사람이 모든 돈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 어느 정도 지출 내역을 공유하면 "나는 이렇게 아끼고 있는데 왜 생활비가 줄지 않지?"라는 상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경험해보니 정말 중요한건 꼭 모든 지출에 대해 같이 앉아서 확인하는거에요. 저희도 그 확인부터 시작이였으니까요.
물론 그만큼 생각하지 못했던 지출들을 서로 보면서 충격을 받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답니다.
가계부 항목은 너무 세분화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계부를 처음 작성하다 보면 식비 하나도 다시 세분화하고 싶어집니다.
식재료, 배달, 외식, 간식, 커피 등으로 모두 나누는 방식이죠.
물론 필요한 경우에는 세부 항목을 나누어도 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많은 항목을 만들면 기록하는 과정 자체가 번거로워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음 정도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 구분 | 세부 항목 예시 |
|---|---|
| 주거 | 월세, 관리비 |
| 공과금 | 전기, 가스, 수도 |
| 통신 | 휴대폰, 인터넷 |
| 보험·금융 | 보험료, 대출 |
| 식비 | 장보기, 외식, 배달 |
| 생활 | 생필품, 의류 |
| 교통 | 대중교통, 주유 |
| 여가 | 취미, 문화생활 |
| 기타 | 예상하지 못한 지출 |
한두 달 정도 사용해보고 특정 항목의 지출이 유난히 많다면 그때 세부적으로 나누어도 늦지 않습니다.
카드값을 그대로 생활비로 생각하지 마세요
가계부를 작성할 때 특히 헷갈리는 부분이 카드 사용입니다.
카드로 결제하면 실제 돈이 빠져나가는 시점과 물건을 구매한 시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8월에 카드를 사용했지만 실제 결제는 9월에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9월 카드값을 전부 9월의 소비로 기록하면 실제 소비 시점과 지출 시점이 섞일 수 있습니다.
생활비를 관리하는 목적이라면 언제 돈이 빠져나갔는지만 보는 것보다 언제 소비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방식이 유용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했던 매일 지출을 공유하는 방법이 생각보다 소비 확인이 정확하게 보여서 좋았던것 같아요.
특히 카드 할부가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한 번 구매한 물건의 금액이 여러 달에 걸쳐 빠져나가기 때문에 현재 카드값만 보면 실제 소비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동이체도 가계부에 꼭 포함하세요
카드 사용내역만 정리하고 계좌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돈을 빼먹으면 실제 생활비가 제대로 계산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 보험료
- 통신비
- 인터넷 요금
- 구독료
- 각종 회비
등이 있습니다.
자동이체는 직접 결제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평소에는 지출이라는 느낌이 적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달 단위로 모아보면 꽤 큰 금액이 될 수도 있어요.
따라서 가계부를 작성할 때는 카드 사용내역 + 계좌이체 + 자동이체를 모두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는 캘린더 공유를 하면서 자동이체나 고정금액 지출은 표시를 해두고 서로 같이 확인 할 수 있게 했는데요.
한달에 한번 같이 앉아서 가계부 정리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지만 몰아서 한번에 하려면 힘드니까요.
그때그때 바로 적어서 공유하면 지출에 대해 인지하기 쉬워서 개인적으로 추천드리는 방법입니다.
한 달 동안 기록한 뒤에는 반드시 '분석'을 해보세요
가계부는 기록하는 것보다 기록한 뒤 무엇을 확인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한 달이 끝났다면 단순히 총지출 금액만 확인하지 말고 다음 항목을 살펴보세요.
가장 많이 쓴 항목은 무엇일까?
식비인지, 쇼핑인지, 교통비인지 확인해보세요.
금액이 가장 큰 항목을 찾으면 다음 달에 어디부터 관리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저희는 생각보다 식비, 특히 커피에 많은 지출이 있어서 작은 금액이였더라도 모이니 큰 금액이 되는 것을 보고 카페가는 횟수를 줄이고 집에서 먹기로 바꿨답니다. 그러고나니 한달 지출이 조금은 줄더라구요.
예상보다 많이 쓴 항목은 무엇일까?
평소에는 별로 많이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금액이 큰 항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바로 가계부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지출입니다.
줄일 수 있었던 지출은 무엇일까?
모든 지출을 줄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꼭 필요한 소비도 있기 때문이에요.
대신 다음 달에는 하지 않아도 되는 소비나 조금 줄일 수 있었던 소비를 찾아보세요.
계속 반복되는 지출은 무엇일까?
매달 반복되는 소비가 있다면 단순히 이번 달 지출로만 보지 말고 하나의 소비습관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계부를 쓸 때 '절약 목표'도 함께 정해보세요
가계부를 단순히 기록용으로 사용하면 어느 순간 다시 쓰기 싫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하나 정도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달 식비를 무조건 절반으로 줄이기
처럼 지나치게 큰 목표보다는
지난달보다 배달 횟수 2회 줄이기
사용하지 않는 구독서비스 1개 정리하기
장보기 전에 냉장고 확인하기
처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목표가 좋습니다.
저희는 제일 처음 커피 사먹는 횟수 주2회로 줄이고, 배달 횟수 일주일에 한번 줄여서 집에서 직접 해먹기로 목표 잡았어요.
사실 목표는 잡았지만 생각보다 배달 횟수가 조금 더 늘어났던 경우도 있는데요.
모르고 쓰는 것 보다 그래도 알고 쓰니까 다음엔 조금 더 덜쓰면서 지출을 크게 늘이지 않게 가능했던 것 같아요.
목표를 달성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생기면 가계부를 단순한 기록장이 아니라 생활비를 관리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계부는 매일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가계부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부담을 느끼는 부분입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모든 지출을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그렇게 하는 것이 잘 맞는 사람도 있지만, 모든 사람이 매일 기록할 필요는 없습니다.
카드와 계좌 내역을 한 번에 확인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꾸준히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저희는 한 번에 확인하는 게 더 부담으로 느껴졌기 때문에 매일 가계부를 쓴다기보다 개인지출을 공유 캘린더로 함께 보았습니다.
저희처럼 매일 기록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일주일에 한 번 정리해도 좋고, 주말에 한 번 몰아서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너무 오랫동안 미루면 어디에 사용했는지 기억하기 어려워질 수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주기를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 가계부를 작성한다면 이것부터 해보세요
오늘 바로 가계부를 시작한다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음 순서대로 한 번 정리해보세요.
1단계. 한 달 수입 확인하기
월급과 정기적인 수입을 확인합니다.
2단계. 고정지출 적기
주거비, 통신비, 보험료, 구독료 등을 기록합니다.
3단계. 지난달 카드내역 확인하기
식비, 쇼핑, 교통비 등 실제 소비를 확인합니다.
4단계. 계좌와 자동이체 확인하기
카드에 잡히지 않는 지출도 빠짐없이 확인합니다.
5단계. 지출을 항목별로 합산하기
어디에 가장 많은 돈을 썼는지 확인합니다.
6단계. 다음 달에 줄일 항목 한두 가지 정하기
모든 지출을 줄이려고 하지 말고 가장 개선하기 쉬운 부분부터 시작합니다.
이 정도만 해도 처음 가계부를 작성하는 데 충분합니다.
가계부의 목적은 '완벽하게 기록하는 것'이 아니에요
가계부를 쓰다 보면 하루 빠뜨렸다고 다시 처음부터 작성하고 싶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계부는 시험처럼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 정도 기록하지 못했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 달 동안의 소비 흐름을 파악하고, 다음 달 지출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입니다.
저축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수입을 늘리는 방법도 있지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을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가계부를 처음 시작한다면 얼마를 아꼈는지보다 어디에 돈을 쓰고 있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보세요.
한 달의 지출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생활비 관리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생활비 절약은 무작정 소비를 줄이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먼저 지출을 확인하고, 그다음 고정지출과 변동지출을 구분하고, 마지막으로 줄일 수 있는 소비를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가계부는 바로 그 과정을 도와주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작성하려고 하기보다는 한 달 동안 우리 집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만 제대로 확인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생각보다 모르고 지나쳤던 지출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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